트럼프 2.0 시대와 AI 혁명, 비싼 대장주 대신 ‘슈퍼 2등’을 노려라
2026년의 미국 증시는 그야말로 용광로처럼 뜨겁다.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을 돌파하며 랠리를 펼친 한국 시장 못지않은 기세다. ‘트럼프 2.0’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파도와 인공지능(AI)이라는 기술적 폭풍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S&P 500 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파른 상승장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속내는 꽤 복잡하다. 시장을 이끄는 1등 주식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지금 당장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고점이라는 공포감이 크기 때문이다.
끝없는 진화, 로봇으로 영역 넓힌 엔비디아
시장의 선두에 서 있는 엔비디아(NVDA)의 행보를 보면 주가가 비싼 이유를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 이들은 단순히 데이터센터에 머물지 않고 물리적인 현실 세계로 AI의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GTC 컨퍼런스에서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고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훈련용 오픈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선보였다. 여기에 대규모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 로봇을 훈련시키는 ‘코스모스(Cosmos)’ 모델까지 공개하며 농업, 제조업,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의 판도를 바꿀 준비를 마쳤다.
물론 대형 PC 제조사를 인수해 PC 및 서버 시장의 지형을 바꿀 것이라는 IT 매체 세미어큐리트의 보도에 대해서는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GPU와 네트워킹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모두 아우르며 데이터센터를 사실상 거대한 ‘AI 공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엔비디아의 지배력은 여전히 굳건하다.
관세 아마겟돈과 흔들리는 연준의 독립성
문제는 화려한 기술 혁신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거시경제의 짙은 먹구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전 세계를 향해 ‘최소 10%의 보편적 관세’라는 폭탄을 던졌다. 단순한 세수 확보 차원을 넘어선 일종의 시장 ‘아마겟돈’ 선언이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 아래 단행된 조치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결코 미국에 유리한 패가 아니다.
산업은행, 하나은행, 현대해상, 신한은행 등 주요 금융사에서 20년 넘게 채권 업무를 다뤄온 신년기 작가는 이를 강력하게 경고한다. 미국 경제는 소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관세가 인상되어 수입 물가가 뛰면 경쟁력이 생긴 미국 내 상품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어 심각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연방준비제도(Fed) 압박도 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압박에 저항하다 기소 위협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화되면서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다. 신 작가는 연준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려 독립성을 잃게 되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포함한 모든 달러 자산을 내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나 고용 지표가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제 임계점을 넘어 주가 급락을 초래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대안은 ‘슈퍼 2등’과 저평가 AI 주식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엔비디아 같은 1등 주식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거시적 하방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투자를 주저하거나 무작정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이제 시선을 넓혀야 할 시점이다.
신 작가가 최근 출간한 ‘미국주식 슈퍼 2등 전쟁’에서 강조했듯, 기존의 대장주를 위협하며 판을 뒤흔드는 ‘슈퍼 2등 주식’들이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과 기업들의 리쇼어링(국내 복귀) 트렌드 속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면서도 여전히 심하게 저평가되어 있는 AI 관련주들은 충분한 상승 여력을 지니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금리 발작의 위험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화려한 1등의 그늘에 가려진 진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