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 시, 기하학적 사진, 한 폭의 그림이 어우러지다.

<늪, 그곳을 자초하다> 저자 김상우

입력시간 : 2019-11-09 22:56:52 , 최종수정 : 2019-11-09 22:58:10, 김미진 기자



책 소개


 <늪, 그곳을 자초하다>는 김상우 시인의 시집이다. 

 2017년 사진집 '제목 없는 사진'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단편집 '제목 없는 사진 그리고 생각'을, 2019년에는 시집 '늪, 그곳을 자초하다'를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다음은 본문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구체적인 일상의 생각들이 멀어질 때쯤 저자는 몽상과 가까워지니 그것들은 추상적인 시와 기하학적인 사진, 그리고 한 폭의 그림이 되어 하나의 시집에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김상우


 2017년 제목 없는 사진 (사진집) 출판

 2018년 제목 없는 사진 그리고 생각 (단편집) 출판

 2019년 늪, 그곳을 자초하다 (시집) 출판

 



목차


 1. 이곳에서 / 2. 영혼들 / 3. 희생의 고통에서 / 4. 매일없이 통증은 계속되고 / 5. 진창길은 고단하구나

 6. 삶 / 7. 변화의 시작 / 8. 자아와 자아의 혼동 / 9. 망설이는 형태 / 10. '늪'에서의 잠

 11. 조작 / 12. 악행의 장면 속에 / 13. 뇌물의 후유증 / 14. 욕심과 욕심 / 15. 악습 단절

 16. 초대장을 보낼 수 없습니다. / 17. 빈약한 마음에게 / 18. 심중 작별 / 19. 탈선을 버티다 / 20. 추락하지 않는 이유

 21. 슬픔이 지나고서야 / 22. 안부 / 23. 아물지 못했던 회상의 감옥 / 24. 떠나지 못하는, 떠나지 않는 / 25. 옛 기억의 손님

 26. 인연의 구속 / 27. 이목에서 벗어나야지 / 28. 끊임없는 갈망 / 29. 청원의 기사 / 30. 고독을 간청하겠습니다

 31. 꿈을 숨긴 이들에게 / 32. 눈 덮인 고요, 내리치는 일상 / 33. 고단한 욕심 / 34. 버팀과 한계 / 35. 까마득한 안락

 36. 꽃샘추위는 봄을 품었지 / 37. 양귀비를 새기며 / 38. 치장 / 39. 즐거운 이유 / 40. 같은 풍경에 시선은 다르고

 41. 일그러진 초상화 / 42. 망상 탐닉 / 43. 안주의 환영 / 44. 태만의 결실 / 45. 오늘을 못사는 이유

 46. 깊어지는 회상 / 47. 비 내리는 풍경화 / 48. 밤 산책의 이상 / 49. 장면의 보존 / 50. ∞, 사색




본문


 아마도 검은 새벽이었을 겁니다.

 반웃음 치던 월광은 시나브로 자취를 덮으려,

 다분히 펼쳐져 부유하는 

 흑빛 포단 품으로 살그머니 숨더군요.

 밤늦도록 찾을 수 없는 술래놀이처럼.


 검은 새벽이 펼쳐지고 월광 숨어버린 이곳에서

 아슬랑 아슬랑 배회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스산한 녹음이 매달려있는

 불분명한 수림길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제가 보월하고 있는 수림길은 

 누긋한 안개비가 증장하며 자욱하고

 발자국은 질척질척 소음을 흘리고,

 을씨년스러운 녹음은

 끊임없이 나풀나풀 춤을 추는 곳이더군요.

 불분명한 수림길의 몽롱한 분위기에 속절없이 옭혀들어

 그만 진창길에 철썩 주저앉아

 몽상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몽상에 감취한 저는

 투박한 엄지와 검지의 조밀한 지문으로

 문장을 곡진히 박음질하여 벌거벗은 백지장에

 우아한 순흑색 문단을 입히겠습니다.

 

 순흑빛 문단과 문단을 입은

 백지장의 자태가 수려하니

 지금의 장면을 

 결코 잊고 싶지 않아 주름진 미약한 눈가에

 한 장 한 장 귀중히 담겠습니다.


 이 곳

 검은 새벽, 월광 자취를 감춘 밤하늘

 수림길 안개비에 숨어있는

 진창길 어느 '늪'에서의 기록을

 이곳에 수록하였습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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