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오늘을 지탱해주는 가장 작은 것에 대하여

<소소, 이 맛에 산다> 저자 김혜리 외 20인

입력시간 : 2019-11-07 23:12:41 , 최종수정 : 2019-11-07 23:12:41, 오도현 기자



책 소개


 <소소, 이 맛에 산다>는 김혜리 외 20인 작가들의 에세이다.

 '왜 살까?', '이번 생은 망한 것 같아', '대체 왜 살지?' 등 유난히 힘들고 뭐하나 되는 일 없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자문해 봤을 지도 모르는 말들. 그러나 그저 푸념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었다. 대체 왜 사는지.

 그러자 놀랍게도 가장 내밀한 기쁨에 대한 이야기가 속속들이 도착했다. 최종적으로는 21인의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오늘을 지탱해주는 가장 작은 것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의외로 생각지 못한 작은 것들이 우리를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소, 이 맛에 산다>는 무슨 맛에, 무슨 낙으로 오늘도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작은 해답을 건네줄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김혜리 외 20인


 나의 소소한 행복이 어쩌면 힘들어하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모인 21명의 사람들. 한데 모여 언박싱 해본 결과, 저마다의 기쁨은 저마다만큼 달랐다. 이렇게 다채로운 우리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이제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기쁨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목차


 프롤로그


 1부. 36.5도의 더운 숨, 네가 있어서

 DH / 같이

 윤지 / 넌 할 수 있어

 이재경 / 어떤 아침

 장문석 / 고3의 끝에서

 Sebas / 너를 만나는 이 맛에

 최민지 / 간식가방 


 2부. 나의 짜릿한 순간, 그때를 기다려

 김혜리 / 유월, 찰나의 여름

 알미 / 웨딩드레스

 이승연 / 햇살엔 세금이 안 붙어서


 3부. 인생 뭐 있나요? 잠깐, 이것 좀 먹고요

 빵빠리 / 가장 달콤하고 달콤한

 에레스 / 커피 한 잔 하실래요?

 판다 / 내 삶을 살찌우는 마카롱


 4부. 이거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신기하지?

 민영 / 야구가 뭐라고

 진정 / 어느 일요일의 일상

 라쉘 / 내가 수영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만 하면

 Hee / Eat, Run, Laugh!


 5부. 더 치열하게, 나만의 시그니처 라이프

 두부애비 / 비록 내 삶에 사이다는 없지만 

 Writing Ko / 어린 나그네가 꿈을 꾸었다

 두부사랑 / 내 ㅂㅕㅇㅁㅏㅅ은 내가 지킨다

 임윤아 / 이것이 과연 삶이라 부를 수 있는 성취인가

 은정 / 죽지말고 오래오래, 불행하게




본문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흘러가는 인생 속, 시간과 돈이 비례하지 않는 지극한 현실 앞에서 고민했었다. 선배들이 그랬듯 나 역시 거기에 대해 속 시원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고, 그저 매일의 삶의 이유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려 했다. 돌이켜보면 이제껏 작지만 수많은 순간이 모여 서른 즈음의 날 완성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순간들.


 - 17페이지 중에서 -



 빽빽한 잎에 머리가 커진 나무 옆으로, 여기저기 냄새를 맡는 호기심 많은 강아지와 편한 복장으로 공원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드문드문 늘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푸드 트럭과 나의 가벼워진 옷차림. 올해 충분히 느끼지 못한 봄, 거기 멈춰있던 나의 계절이 느린 걸음으로 다시 흘러간다.


 - 48페이지 중에서 -



 안 좋은 일이 생길 때 '내가 못나서' 또는 '내가 잘못해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야구를 보다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매번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경기를 보는 건 아니지만, 특이 마음이 힘들 때 야구가 내게 쉬운 해답을 준다. 인생이라는 게 꼭 열심히 노력한다고, 잘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건 아니라고. 야구 경기처럼 인생에도 늘 많은 변수들이 있을 수 있고 만약이란 없으니 때로는 그냥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 94페이지 중에서 -



 그런데 신기한 건지 다행인 건지, 속상함과 마음 아픔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처럼 고마움과 행복함도 예고 없이 오는 것 같아. 모든 게 잘못된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모든 게 다 괜찮을 거라는 근거 없는 희망도 생기거든. 어제는 서러워서 엉엉 울었다가도,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 그냥 자연스레 해결되어 있는 날이 있는 것처럼. 중요한 건 그런 날이 분명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거야.


 - 106페이지 중에서 -



 여전히 나는 불행해졌다 느끼면 또다시 모든 것이 암흑으로 끝나는 연극을 찾아다니거나 그런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미술 작품을 감상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커튼콜에서, 어쩌면 작가의 말에서, 아님 어쩌면 누군가의 인터뷰에서 담담한 얼굴로 살아내고 있는 타인들을 볼 것이다. 저렇게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 안에는 슬픔을 하나하나 견뎌낸 나이테 자국 같은 것이 있는 사람. 그러니까 자기 안의 단단함을 찾아버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든다.


 - 159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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