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동안 가부장제를 옹호하고, 여성 혐오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두 남자의 이야기

<2039> 저자 안희석

입력시간 : 2019-11-06 23:31:54 , 최종수정 : 2019-11-06 23:31:54, 허상범 기자



책 소개


 <2039>는 안희석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대한민국 가부장 카르텔이 무너진 2039년. 지난 20년간 여성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외치던 메시지가 현실로 이루어진 시점이었다. 헌정사 네 번째 여성 대통령이 집권하기 시작했고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성 평등 국가 만들기에 힘쓰고 있었다.

 채용과 승진 시스템에서 젠더를 지우자, 조직 내 여성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국회의원, 정당 대표, 대기업 및 공기업 임원진 등 고위직 대부분이 여성이다. 가부장제에 기대 여전히 본인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줄 알던 남자들은 줄줄이 도태되고, 2020년대부터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남성 인권이 침해됐다며 피해 의식 속에 살아가는 남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 출신 회원을 중심으로 '남성인권 탈환 연합(남탈련)을 결성했다. 집회는 2039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중이지만 가망이 없다. 남탈련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먼 과거 태극기를 휘둘던 '극우 세력 집회'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고, 남성 인권을 되찾자며 울부짖어도 오히려 같은 남성들에게 조롱당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긴 세월 동안 가부장제를 옹호하고, 여성 혐오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두 남자 '김지훈'과 그의 아들 '김재희'가 있다. 그들에게 2039년 3월 7일 월요일은 파멸의 시작점이었고, 소설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안희석


 <괴물>과 <부전승 인생>, <불쾌한 당신>을 쓰고 만들었다. 독립출판사 '발코니'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잘하는 일은 글쓰기, 가장 못하는 일도 글쓰기. 낯을 많이 가리지만 뻔뻔하다. 집을 사고 싶은데 돈은 모으지 않는다. 지옥이 무섭지만 무신론자다. 환경 걱정을 하며 캔맥주를 마신다. MBTI 유형은 INFP.




목차


 프롤로그  9


 증언자  19

 심을 재, 복 희  89

 자연도태  131

 돌연변이  207

 생존자  241 


 작가의 말  247

 Thanks for  249




본문


 발전이란 모든 구성원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견고하던 보수정당마저 성평등한 세상을 당론으로 삼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다면서 왜 남성 인권을 희석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옛날에야 이런 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했지만, 요즘은 그러지도 못한다. 나보고 '한남 전범'이란다. 기가 찬다. 미쳐 돌아가는 시대다.


 - 증언자, 22페이지 중에서 -



 2023년 10월 6일. 한국이 가장 시끄러울 때 태어난 나는 포궁 바깥으로 나오기도 전에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다. 자궁이라 불러야 하나. 아버지는 내가 학교에서 배운 단어를 쓸 때마다 역정을 내며 새로 교육했다. 조금이라도 반항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면 그 자리에서 얼굴과 복부, 허벅지 중 한 곳을 두들겨 맞았다.


 - '심을 재, 복 희', 92페이지 중에서 -



 "당신들은 이기적이야. 친절하게 말해주고 기회를 제공했으면 나도 당신들이 말하는 여성 혐오자로 늙진 않았겠지. 숨통만 조여 오다가 이제 와서 내가 변하지 않은 탓이라고? 변화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이러는 건 반칙이야."

 "우리 여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기회와 신호를 남자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좋은 말로도, 미러링으로도, 말과 글과 영화와 음악으로도 알렸는데 다들 모른 척했잖아요. 자기들이 편하려면 몰라야 했겠죠. 그래놓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정말 이기적인 게 누굴까?"


 - 자연도태, 187페이지 중에서 -



 "죽어! 죽어라 유충새끼!"

 강제로 액셀레이터를 밟아 속도를 높였다. 죽을 힘을 다해 뛰며 차창 너머에서 날 노려본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분노로 가득 찬 눈빛이다.


 - 돌연변이, 223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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