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대한 탐구, 그리고 에세이

<어쩌다 막걸리생활> 저자 생생한 이끼

입력시간 : 2019-11-05 21:34:38 , 최종수정 : 2019-11-05 21:34:38, 김미진 기자



책 소개


 <어쩌다 막걸리생활>은 생생한 이끼 작가의 에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막걸리에 대한 것이 주된 이야기다. 막걸리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가는 막걸리를 만들면서 생겨난 일상의 기억들과 어설픈 탐구의 흔적들을 책에 담았다. 

 책은 시간이 가진 막걸리의 맛과 관찰의 기록,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볼 수 있는 막걸리 레시피 등이 함께 담겨있다.

 생생한 이끼 작가의 <어쩌다 막걸리생활>은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출처: 다시서점>



저자 소개


 저자: 생생한 이끼




목차


 술 만들 생각을 한 날 / 쉰다리 컬쳐쇼크 / 오메기 막걸리의 바보포스 / 단단신쓴 찹쌀막걸리 / 막걸리 집사되기 / 막걸리와 기분의 콜라보레이션 / 100일 막걸리 미스터리 / 막걸리, 서프라이즈 / 막걸리 브런치 로망 / 어쩌다 사랑스러운 막걸리 생활




본문


 우리가 처음 맛 본 쉰다리의 맛이었다.


 이걸 제주에선 즐겨마셨다니, 범접할 수 없는 높은 레벨의 아우라가 시큼한 맛과 함께 마구마구 뿜어져나왔다.


 혹시 밥을 거르지 않아서 이런 높은 레벨이 된 건 아닐까. 감히 발효초급자인 우리가 함부로 상급의 세계에 고개를 들이민 건 아닐까. 하지만 밥알을 걸러 다시 마셔봐도, 그것은 밥알이 그나마 없는 아까 그 맛이었다.


 우리는 이 낯선 세계에 적응해 보기로 했다. 하루하루 나름의 쉰다리 레시피를 만들어갔다. 물은 되도록 적게 잡아야 단맛이 올라가고, 탄산이 생기고 나서 마시면 더 맛있다. 밥은 꼭 반드시 거른다. 마치 수제 요거트처럼 과일을 넣고 갈아서 먹을 수 있다.

 

 그러던 어느 여름, 온몸이 익어버릴 듯 빨개진 얼굴로 땀을 뻘뻘 흘린 채 냉장고 문을 벌컥 열던 날. 시원하고 시큼털털한 쉰다리 한 잔을 꿀꺽꿀꺽 들이켰다. 어느 순간 우리는 쉰다리를 좋아하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쉰다리컬쳐 입문자가 되었다. 그러자 우리에겐 자연스럽게 다음 말이 떠올랐다.


 막 걸 리 

 그리고 얼마 후 몇 가지 심오한 법칙을 알게 됐다.


 - 멥쌀은 단맛이 적다

 - 찹쌀은 멥쌀보다 더 달다

 - 멥쌀은 신맛이 강하다

 - 찹쌀은 신맛보다 단맛이 강하다

 - 아무튼 찹쌀은 달다


 멥쌀로 만든 막걸리는 신쓴신쓴한 맛이라면 찹쌀로 만든 막걸리는 단단단쓴이거나 단단신쓴, 단단쓴신한 맛이었다. 어떻게 담가도 어쨌든 앞에 든든하게 오는 '단단'은 매력적이었다. 단짠단짠이나 매단짠느의 법칙에도 절대 '단'은 빠지지 않는 것처럼 역시... 나는 단 게 좋고...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단 게 있어야 하고... 이런 논리적인 생각들의 끝에 우리는 앞으로 찹쌀로 막걸리를 만들어 마시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 우리집은 '단단'이 앞에 오는 찹쌀막걸리를 마시는 집이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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